알레르겐

한국의 계절성 알레르겐

pillarnote 2025. 7. 17. 18:32

환절기가 되면 유난히 코가 간질간질하고, 눈이 가렵고, 재채기가 멈추지 않는 경험을 하신 적 있나요?

 

저도 처음에 단순한 감기인 줄 알았으나, 해마다 같은 시기에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서 계절성 알레르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나타나는 알레르겐의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봄철에는 꽃가루, 여름철에는 곰팡이와 습기, 가을엔 잡초류 꽃가루, 겨울엔 실내먼지와 건조함이 문제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알레르겐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비슷비슷하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팁은 한정적입니다. 

오늘은 한국에서 계절마다 흔히 나타나는 알레르겐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저만의 생활 속 꿀팁까지 알려드리겠습니다.

 

한국의 계절성 알레르겐

봄 나무 꽃가루 (자작나무, 참나무, 오리나무 등)

봄철은 가장 많은 알레르기 환자가 발생하는 계절입니다. 특히 자작나무 계열의 꽃가루는 3~5월 사이 급격히 농도가 높아져 알레르기성 비염, 결막염, 천식을 유발합니다. 한국은 수도권을 포함해 도시 녹지에 자작나무, 참나무, 오리나무가 많아 도시 거주자도 꽃가루 알레르기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일반적인 대응법

  • 외출 시 마스크 착용, 고글 사용
  • 외출 후 옷과 머리카락 털기, 세면
  • 공기청정기 가동

글쓴이의 팁

공기청정기보다 더 중요한 건 “출입문 틈새 차단”입니다.
꽃가루는 집 안으로 들어올 때 주로 문과 창문의 틈새를 통해 유입됩니다. 외출 후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것보다, 문풍지나 창문 필터를 부착하여 물리적 차단을 먼저 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여름 곰팡이, 습도, 진드기 (아스페르길루스, 클라도스포리움, 집먼지진드기)

장마철과 고온다습한 날씨는 곰팡이와 진드기 번식의 최적 조건입니다. 여름 알레르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원인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대응법

  • 습도 40~60% 유지
  • 제습기 사용
  • 곰팡이 제거제 활용

글쓴이의 팁

‘침대 프레임 아래’에 주목하세요.
곰팡이와 진드기는 통풍이 안 되는 침대 하단, 벽과 밀착된 가구 뒷면에서 가장 먼저 번식합니다. 가구와 벽 사이 간격을 10cm 이상 확보하고, 침대 아래는 주기적으로 제습제와 신문지를 깔아두면 곰팡이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천연 항균 효과가 있는 티트리 오일을 물에 희석하여 가구 뒷면이나 벽면에 분사하면 곰팡이균의 번식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가을 잡초류 꽃가루 (돼지풀, 쑥, 환삼덩굴)

가을에는 나무가 아닌 잡초류 식물의 꽃가루가 알레르기의 주된 원인이 됩니다. 특히 돼지풀과 쑥은 도로변, 학교 주변, 아파트 단지 등 생활권 주변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꽃가루가 작고 가벼워 호흡기 깊숙이 침투하기 때문에 증상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일반적인 대응법

  • 외출 자제 (특히 오전 6~10시)
  • 꽃가루 정보 앱 활용
  • 잔디밭이나 풀밭에서 뛰는 행동 자제

글쓴이의 팁

환기 시간은 “꽃가루 없는 시간대”로 조절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환기를 자주 하라”고 하지만, 꽃가루가 많은 오전 시간에 환기를 하면 실내로 다량 유입됩니다. **환기는 해 질 무렵(오후 6시 이후)**에 짧고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또한, 방충망은 꽃가루를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창문 안쪽에 미세먼지 차단용 커튼을 추가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겨울 실내먼지, 곰팡이, 건조한 공기 (진드기 사체, 공기 중 곰팡이 포자, VOCs)

겨울철엔 창문을 잘 열지 않아 실내 오염물질이 쌓이기 쉽습니다. 특히 난방으로 인해 실내가 건조해지고, 미세먼지와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축적되어 호흡기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응법

  • 적절한 습도 유지 (가습기 사용)
  • 공기청정기 사용
  • 실내 먼지 제거

글쓴이의 팁

가습기 물은 “정수된 물” 대신 “끓인 후 식힌 물”을 사용하세요.
정수된 물은 깨끗하지만 여전히 박테리아나 석회질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끓인 물은 세균과 석회질을 제거할 수 있어 가습기 내부 세균 번식과 석회질 가루 분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겨울에는 화분 속 흙에서 곰팡이균이 번식하기 쉬우므로, 흙 위에 마사토나 활성탄을 덮어두는 것도 좋은 알레르겐 억제 전략입니다.

계절 상관 없이 실천 가능한 공통 전략

  1. 침구류는 1주 1회 60도 이상 온수 세탁
  2. HEPA 필터가 탑재된 청소기 사용
  3. 소형 직물 인형, 러그는 되도록 피하거나 주기적으로 냉동 보관 (진드기 제거에 효과적)
  4. 창문에 미세먼지 차단 필름 부착
  5. 꽃가루 농도 알림 앱(예: 날씨+ 미세먼지 앱) 활용하여 외출 시간 조절

알레르겐을 완전히 제거하긴 어렵지만, 생활 방식은 충분히 바꿀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알레르겐은 우리 일상 속에 늘 존재합니다.

 

완벽히 피할 수는 없지만, 생활 공간을 조금 더 똑똑하게 설계하고, 계절 특성에 맞는 대처법을 실천한다면 증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보이지 않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들, 알레르기 체질의 어른,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에게는 이런 작은 노력이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꽃가루 한 알, 진드기 하나가 일상의 건강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계절별 알레르겐에 맞는 생활 루틴을 지금부터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