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매장에서의 알레르겐 노출

저희 집과 매우 가까운 곳에 대형 쇼핑몰이 있어서, 저는 퇴근 후나 주말에 가족들과 그곳에서 저녁을 먹거나 쇼핑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새 옷을 입어보고 구매하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쇼핑몰을 갈 때면 눈이 간지럽고 콧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같이 쇼핑몰을 방문한 가족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쇼핑몰 의류 매장이라는 실내 공간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저는 의류 매장에서의 알레르겐 노출과 실내 환경 문제에 대해서 조사 해보았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을 한번 공유해드릴까합니다.

 

의류 매장에서 알레르겐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

의류 매장은 일반적인 실내 공간과 다르게 특수한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수많은 섬유 제품이 집중적으로 진열되어 있고, 고객의 방문이 빈번하며, 조명과 환기 시스템도 일반 사무공간과는 다릅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알레르겐이 발생하거나 축적될 가능성을 높입니다.

섬유에서 방출되는 화학 물질

신규 의류 제품은 생산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화학약품이 사용됩니다. 대표적인 물질은 다음과 같습니다:

• 폼알데하이드(Formaldehyde): 옷의 구김 방지를 위해 사용
• 염료 및 잉크 성분: 색상과 디자인을 표현하기 위한 염색 처리
• 방충제 및 방부제 성분: 장기간 보관이나 운송 중 손상을 방지

이러한 물질은 의류에서 휘발되어 매장 내 공기 중에 퍼질 수 있습니다. 특히 폼알데하이드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비염,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알레르겐입니다.

섬유먼지 및 미세섬유 조각

의류를 진열하거나 옷걸이에서 꺼낼 때, 그리고 고객이 제품을 만지거나 입어볼 때 섬유 조각이 공기 중으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섬유먼지는 눈 점막이나 호흡기를 자극하여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울(wool), 아크릴, 나일론 소재는 알레르기 유발 위험이 높으며, 일부 민감한 사람은 이러한 섬유의 마찰만으로도 접촉성 알레르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의류 매장의 실내 환경 문제

밀폐된 공간과 부족한 자연 환기

대부분의 의류 매장은 쇼핑몰 내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창문이 없는 밀폐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 환기가 되지 않기 때문에 화학물질이나 섬유 먼지가 장시간 실내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냉난방을 위해 공조기나 에어컨이 항상 작동하고 있는데, 이들 장비가 필터 청소 없이 오래 사용될 경우 곰팡이균, 박테리아, 먼지 진드기 등 미세 오염원을 유입시키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조명과 전자기기 사용

쇼핑몰 매장은 고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고출력 조명을 장시간 사용합니다. 이로 인해 매장 내부 온도는 다소 높아지고, VOC(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방출 속도도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POS 시스템, 보안센서, 태블릿 등의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나 오존 또한 민감한 사람에게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알레르겐이 유입되는 경로 분석

의류 매장에서 알레르겐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주요 알레르겐	유입 경로	증상
공기 중 휘발성 물질	폼알데하이드, VOC	호흡기, 눈 점막	콧물, 기침, 눈 가려움
섬유 먼지	면섬유, 울섬유, 합성섬유	호흡기, 눈 점막	재채기, 결막염, 두통
필터 미세 오염물질	곰팡이균, 진드기, 세균	공조기, 에어컨	기관지 자극, 알레르기 비염
접촉성 알레르겐	섬유의 염료나 방부제	피부 접촉	피부 가려움, 접촉성 피부염

 

실제 의류 매장 근무자의 알레르기 진단 사례

2023년 국내 알레르기 전문병원에서 실시한 임상 사례 보고에 따르면, 의류 매장에서 일하는 여성 5명 중 3명이 비염 또는 결막염 증상으로 내원했고, 이 중 2명은 폼알데하이드와 섬유 염료에 대해 알레르기 양성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들은 매장에 있을 때만 증상이 나타났으며, 휴일이나 외부 활동 시에는 증상이 거의 사라졌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로써 의류 매장이라는 공간 특성과 알레르겐 간의 연관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의류 매장에서 알레르겐 노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

공조기 필터의 정기적인 교체

에어컨이나 공조기의 필터는 최소 1~2개월에 한 번 이상 청소 또는 교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HEPA 필터나 항균 필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열 전 의류의 사전 세탁 또는 통풍

가능하다면 입고된 의류를 실내에 전시하기 전, 1~2일간 자연 환기된 공간에서 보관하거나 통풍시켜 휘발성 화학물질을 감소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고급 매장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친환경 인증 제품 중심의 매입

매장 운영자라면 ‘OEKO-TEX’ 또는 ‘친환경 섬유 인증’을 받은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고객의 건강뿐 아니라 매장 직원의 안전까지 고려한 선택입니다.

실내 공기질 측정기 도입

정기적으로 TVOC, 폼알데하이드, CO₂ 등 실내 공기질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는 것도 효과적인 관리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저렴한 센서 기반 장비도 다수 출시되어 접근성이 높아졌습니다.

의류 매장도 알레르겐 관리가 필요한 실내 공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류 매장을 단순한 쇼핑 공간으로만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화학 물질과 섬유 입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고위험 실내 환경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장시간 머무르거나 내부에 근무하는 직원이라면 실내 알레르겐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만성적인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며 점차 인체에 영향을 줍니다. 그러므로 적극적인 실내 환경 개선 노력과 알레르겐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의류 매장도 고객 만족뿐 아니라 환경 관리까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